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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리뷰(감성,연출,배우,메세지)

by 홍쥐100 2025. 4. 27.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이미지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きみの鳥はうたえる)는 2018년 일본 영화로, 사사키 쇼 감독이 사사키 조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연출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사랑과 우정, 청춘의 불안과 쓸쓸함을 화려한 사건 없이 담담하고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하코다테를 배경으로 한 세 젊은이의 이야기는 그 어떤 과장도 없이 조용히 흐르며, 삶의 공허함과 찬란함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의 감성,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다층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감성: 설명할 수 없는 청춘의 감정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명확한 줄거리나 목표가 없습니다. 대신 등장인물들은 그저 존재하고, 서로를 스쳐 지나가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상처 주며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주인공 '나'와 친구 '시즈오', 그리고 동료 '사치코'는 특별한 사건 없이도 서로에게 깊게 스며듭니다.

이들의 관계는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연인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느슨하고, 단순한 친구라고 말하기엔 너무 애틋합니다. 이 애매하고 모호한 감정선이야말로 영화가 포착하고자 하는 청춘의 진짜 얼굴입니다. 한밤중에 술에 취해 거리를 헤매고, 쓸쓸한 아침에 웃으며 헤어지는 이 순간들은,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청춘의 감정 그 자체입니다.

특히 영화는 '지금'이라는 시간을 강조합니다. 과거도 미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지금, 함께 웃고 있는 이 순간만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지금'도 금방 지나가 버리고, 인물들은 서로를 붙잡지 못한 채 떠나보내야 합니다. 그 허망함과 찬란함을 동시에 담은 영화가 바로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입니다.

연출: 정적 속에 깃든 감정

사사키 쇼 감독은 과장된 감정 표현이나 극적인 전개를 철저히 배제합니다. 대신 카메라는 인물들의 일상을 조용히 따라갑니다.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장면도, 혼자 조용히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모두 동등하게 대우됩니다.

감독은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인물들의 삶을 그냥 바라보게 합니다. 관객은 등장인물들이 명확한 목표 없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들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또한 배경이 되는 하코다테의 풍경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조용한 바닷가, 오래된 골목, 흐릿한 불빛 아래의 거리들은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이러한 공간들은 말 없는 또 다른 등장인물처럼 영화 전체에 깊은 분위기를 부여합니다.

음악 사용 또한 절제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면은 자연음으로 채워져 있고, 가끔씩 삽입되는 음악은 감정을 과장하기보다는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덕분에 영화는 끝없이 자연스럽고,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배우: 감정의 미세한 결을 표현한 연기

에모토 타스쿠, 소메타니 쇼타, 이시바시 시즈카 세 배우의 연기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의 핵심입니다.

에모토 타스쿠는 무심한 듯하지만 내면에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는 '나'를 섬세하게 연기합니다. 그는 대사보다 표정과 행동으로 캐릭터를 설명합니다. 무심히 건네는 말, 짧은 눈빛 교환, 담배를 피우며 잠시 멈추는 순간들. 이 모든 것이 '나'라는 인물의 외로움과 불안을 보여줍니다.

소메타니 쇼타는 친구 '시즈오'를 통해 청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밝고 쾌활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어 있는 인물. 그는 진심으로 '나'를 아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고 마는 모순적인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합니다.

이시바시 시즈카는 사치코라는 인물을 통해 영화의 감성적 중심을 이룹니다. 그녀는 '나'와 '시즈오' 모두에게 특별한 존재이지만, 끝내 누구의 것도 되지 않습니다. 그녀의 담담한 표정과, 한밤중에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들은 설명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아프게 만듭니다.

메시지: 청춘은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청춘을 미화하지도, 비극적으로 그리지도 않습니다. 대신 청춘의 '있음' 자체를 그대로 기록합니다.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슬프고, 대부분은 그냥 막연한 시간들.

영화는 특별한 교훈을 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청춘이란 본래 답이 없고, 의미를 찾으려 할수록 더 혼란스러운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말합니다. "지금 이 순간, 너와 함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그 순간은 결국 지나가 버리지만, 지나간 순간마저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결론: 사라지는 청춘의 노래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흐릿한 안개처럼 이어집니다. 그러나 그 안개 속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지만 떠날 곳이 없는 감정, 사랑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마음, 함께 있고 싶지만 언젠가는 헤어질 것을 아는 쓸쓸함.

이 영화는 조용히 관객의 가슴을 두드립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조용한 울림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청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작지만 깊은 위로의 노래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전합니다.